퇴직연금 수수료 비교, 제도마다 순위가 다릅니다
“퇴직연금 수수료 비교”를 검색하면 보통 표 하나를 기대합니다. 어디가 싸고 어디가 비싼지 보여주는 목록입니다.
그 표는 제도를 정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퇴직연금에는 DB형, DC형, IRP 세 가지가 있고, 같은 회사라도 제도별로 비용이 다릅니다. 순위까지 뒤집힙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2024년 총비용부담률 공시로 확인했습니다.
총비용부담률은 수수료율이 아닙니다. 가입자가 내는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에 더해 담은 상품의 펀드 총비용까지 포함해, 적립금 대비 한 해 동안 실제로 빠져나간 비용의 비율입니다. 사업자가 광고하는 “수수료 0%“와 다른 수치인 이유는 IRP 수수료 무료 증권사, 진짜 공짜인가에서 다뤘습니다.
요약
- 총비용부담률 중앙값은 DB형 0.34%, DC형 0.49%, IRP 0.33% 입니다.
- DC형이 가장 비쌉니다. 세 제도를 모두 취급하는 38곳 중 34곳에서 DC형이 IRP보다 비쌌고, 격차 중앙값은 0.18%p 입니다.
- IRP의 격차가 가장 큽니다. 최저 0.10%부터 최고 0.88%까지 8.8배 벌어집니다.
- 같은 사업자의 DB형 비용 순위와 IRP 비용 순위 상관은 0.21 입니다. 한 제도에서 싼 곳이 다른 제도에서도 싸다고 볼 수 없습니다.
- 은행이냐 증권이냐는 비용을 거의 설명하지 못합니다. 권역으로 설명되는 몫은 4.8%에 그쳤습니다.
제도별 비용 분포
그 제도를 실제로 취급하는 곳만 셌습니다. 적립금이 0인데 비용만 공시된 구간은 뺐습니다(아래에서 설명합니다).
| 제도 | 사업자 | 최저 | 1사분위 | 중앙값 | 3사분위 | 최고 | 최고÷최저 |
|---|---|---|---|---|---|---|---|
| DB형 | 39곳 | 0.19% (신영증권) | 0.28% | 0.34% | 0.43% | 0.51% (한화손보) | 2.7배 |
| DC형 | 39곳 | 0.25% (롯데손보) | 0.40% | 0.49% | 0.55% | 0.85% (유안타증권) | 3.4배 |
| IRP | 39곳 | 0.10% (한화투자증권) | 0.25% | 0.33% | 0.36% | 0.88% (신영증권) | 8.8배 |
DC형이 가장 비싸고, 격차는 IRP가 가장 큽니다.
DC형은 회사가 사업자를 고르고 근로자가 상품을 고릅니다. 비용을 부담하는 쪽과 고르는 쪽이 갈려 있어 가격 경쟁이 붙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IRP는 개인이 직접 열고 언제든 옮길 수 있어 사업자끼리 수수료를 깎는 경쟁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그 결과가 8.8배라는 격차입니다. 싼 곳을 고르면 덕을 보고, 모르고 두면 그만큼 더 냅니다.
이 해석은 제도 구조에서 나온 설명이고, 공시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가설로 읽어주십시오.
같은 사업자 안에서 DC형과 IRP 차이
세 제도를 모두 취급하는 38곳에서 DC형과 IRP의 총비용부담률 차이를 봤습니다.
38곳 중 34곳에서 DC형이 더 비쌉니다. 같은 회사, 같은 시장인데 제도에 따라 부담이 달라집니다. DC형은 회사가 정한 사업자를 쓰게 되므로 개인이 바꿀 수 없는 부분입니다. 대신 IRP는 본인이 고릅니다. 여기서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 제도에서 싸다고 다른 제도에서도 싼 것은 아닙니다
인상이 아니라 순위 상관으로 확인했습니다.
| 비교 | 순위 상관 |
|---|---|
| DB형 - DC형 | 0.51 |
| DB형 - IRP | 0.21 |
| DC형 - IRP | 0.52 |
가로축이 DB형, 세로축이 IRP 총비용부담률입니다. 점 하나가 사업자 한 곳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가 신영증권입니다. 싼 순으로 세면 DB형은 38곳 중 1위(0.19%), IRP는 38위(0.88%) 입니다. 같은 회사입니다.
회사 이름으로 “여기는 싸다”고 기억해 두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내가 가입한 제도의 숫자를 봐야 합니다.
은행이냐 증권이냐는 답이 아닙니다
IRP 총비용부담률을 권역별로 갈랐습니다.
| 권역 | 사업자 | IRP 중앙값 | 최저 | 최고 |
|---|---|---|---|---|
| 증권 | 13곳 | 0.27% | 0.10% | 0.88% |
| 손해보험 | 5곳 | 0.31% | 0.17% | 0.37% |
| 은행 | 11곳 | 0.33% | 0.21% | 0.47% |
| 생명보험 | 10곳 | 0.37% | 0.20% | 0.51% |
중앙값만 보면 증권이 낮습니다. 그런데 권역 안의 편차가 훨씬 큽니다. 증권 안에서도 0.10%부터 0.88%까지 벌어집니다.
전체 비용 차이 중 권역 구분으로 설명되는 몫은 4.8% 입니다(F = 0.59). 나머지 95.2%는 같은 권역 안의 회사별 차이입니다.
“증권사가 싸다”는 요약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 단위로 봐야 합니다.
큰 곳이 싼가
적립금이 큰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로 더 쌀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확인해 봤습니다.
- 단순평균 0.33%
- 적립금 가중평균 0.30%
가중평균이 낮습니다. 적립금이 몰린 곳이 평균보다 약간 싸다는 뜻입니다. 다만 차이는 0.03%p에 그칩니다.
| 사업자 | IRP 적립금 | IRP 총비용부담률 |
|---|---|---|
| 신한은행 | 20.9조원 | 0.34% |
| KB국민은행 | 20.4조원 | 0.35% |
| 미래에셋증권 | 18.1조원 | 0.27% |
| 하나은행 | 17.4조원 | 0.35% |
| 우리은행 | 12.1조원 | 0.27% |
적립금 상위 5곳은 IRP 적립금 전체의 62.2%를 차지하는데, 총비용부담률은 0.27%에서 0.35% 사이입니다. 전체 중앙값이 0.33%이니 규모가 크다고 특별히 싸지는 않습니다.
전체 39곳 (IRP 낮은 순)
세 제도를 모두 취급하지 않는 곳은 해당 칸을 비웠습니다.
| 사업자 | 권역 | DB형 | DC형 | IRP | DC - IRP |
|---|---|---|---|---|---|
| 한화투자증권 | 증권 | - | 0.31% | 0.10% | 0.21%p |
| 신한투자증권 | 증권 | 0.21% | 0.39% | 0.15% | 0.24%p |
| 롯데손보 | 손해보험 | 0.25% | 0.25% | 0.17% | 0.08%p |
| IBK연금보험 | 생명보험 | 0.26% | 0.30% | 0.20% | 0.10%p |
| KB증권 | 증권 | 0.27% | 0.42% | 0.20% | 0.22%p |
| NH투자증권 | 증권 | 0.21% | 0.40% | 0.20% | 0.20%p |
| IBK기업은행 | 은행 | 0.45% | 0.49% | 0.21% | 0.28%p |
| 광주은행 | 은행 | 0.45% | 0.50% | 0.22% | 0.28%p |
| 삼성증권 | 증권 | 0.31% | 0.40% | 0.23% | 0.17%p |
| 한국투자증권 | 증권 | 0.27% | 0.49% | 0.23% | 0.26%p |
| BNK부산은행 | 은행 | 0.43% | 0.49% | 0.26% | 0.23%p |
| 현대해상 | 손해보험 | 0.39% | 0.50% | 0.27% | 0.23%p |
| 우리은행 | 은행 | 0.43% | 0.53% | 0.27% | 0.26%p |
| 미래에셋증권 | 증권 | 0.36% | 0.49% | 0.27% | 0.22%p |
| 한화생명 | 생명보험 | 0.30% | 0.46% | 0.30% | 0.16%p |
| BNK경남은행 | 은행 | 0.47% | 0.48% | 0.30% | 0.18%p |
| KB손보 | 손해보험 | 0.29% | 0.54% | 0.31% | 0.23%p |
| 대신증권 | 증권 | 0.29% | 0.46% | 0.31% | 0.15%p |
| 삼성화재 | 손해보험 | 0.37% | 0.45% | 0.32% | 0.13%p |
| NH농협은행 | 은행 | 0.41% | 0.48% | 0.33% | 0.15%p |
| 유안타증권 | 증권 | 0.34% | 0.85% | 0.33% | 0.52%p |
| 동양생명 | 생명보험 | 0.33% | 0.40% | 0.34% | 0.06%p |
| 삼성생명 | 생명보험 | 0.34% | 0.56% | 0.34% | 0.22%p |
| 신한은행 | 은행 | 0.47% | 0.57% | 0.34% | 0.23%p |
| 현대차증권 | 증권 | 0.23% | 0.34% | 0.34% | 0.00%p |
| KB국민은행 | 은행 | 0.46% | 0.58% | 0.35% | 0.23%p |
| 하나은행 | 은행 | 0.38% | 0.53% | 0.35% | 0.18%p |
| 아이엠증권 | 증권 | 0.33% | 0.31% | 0.35% | -0.04%p |
| 흥국생명 | 생명보험 | 0.32% | 0.51% | 0.36% | 0.15%p |
| iM뱅크 | 은행 | 0.46% | 0.58% | 0.36% | 0.22%p |
| DB손보 | 손해보험 | 0.25% | 0.34% | 0.37% | -0.03%p |
| DB생명 | 생명보험 | 0.29% | 0.49% | 0.38% | 0.11%p |
| 하나증권 | 증권 | 0.23% | 0.39% | 0.38% | 0.01%p |
| 미래에셋생명 | 생명보험 | 0.32% | 0.64% | 0.39% | 0.25%p |
| 교보생명 | 생명보험 | 0.36% | 0.58% | 0.41% | 0.17%p |
| 신한라이프 | 생명보험 | 0.39% | 0.56% | 0.43% | 0.13%p |
| 산업은행 | 은행 | 0.50% | 0.52% | 0.47% | 0.05%p |
| 푸본현대생명 | 생명보험 | 0.45% | 0.64% | 0.51% | 0.13%p |
| 신영증권 | 증권 | 0.19% | 0.82% | 0.88% | -0.06%p |
취급 실적이 없는 곳은 뺐습니다
비용 API 는 그 제도를 사실상 취급하지 않는 곳에도 수치를 내려줍니다. 적립금 기준으로 걸러낸 구간입니다.
- 제주은행 IRP 0.01% (적립금 0)
- 한화손보 IRP 0.50% (적립금 0)
- 우리투자증권(구 포스) IRP 0.54% (적립금 0)
특히 제주은행의 IRP 0.01%는 전체 최저값입니다. 거르지 않으면 “가장 싼 사업자”가 그 제도를 취급하지 않는 곳이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1. 내 제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DB형이면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는 몫이라 내 퇴직급여와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DC형이면 회사가 정한 사업자를 씁니다. 개인이 고를 수 있는 것은 IRP입니다.
2. IRP는 위 표에서 회사 단위로 봅니다. 권역이나 회사 이름의 인상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3. 적립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이 달라집니다. 총비용부담률은 사업자 전체 평균이라 내 적립금 구간의 수수료는 적립금 규모별 IRP 수수료 비교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4. 비용이 성과를 사주지는 않습니다. 비싼 곳이 더 잘 굴린다는 근거는 없었습니다. IRP 수수료 비싼 곳이 수익률도 높을까에서 다뤘습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2024년 기준입니다. 총비용부담률은 연 단위로 공시되고 집계에 시차가 있어 이것이 최신 자료입니다.
사업자 단위 평균입니다. 같은 사업자라도 가입자가 담은 상품에 따라 실제 부담은 달라집니다. 펀드 총비용이 포함된 수치라 원리금보장형만 담은 계좌는 이보다 낮게 나옵니다.
수수료율과 다릅니다. 사업자가 안내하는 수수료율은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만 가리킵니다. 총비용부담률은 상품 비용까지 합한 값이라 항상 더 큽니다.
제도별로 모집단이 다릅니다. DB형 39곳, DC형 39곳, IRP 39곳입니다. 제도 간 순위 상관은 세 제도를 모두 취급하는 38곳에서만 계산했습니다.
DC형이 비싼 이유는 가설입니다. 비용 부담자와 선택자가 다른 구조를 유력한 설명으로 봤지만, 공시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