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수익률 순위, 3년·5년·10년이 왜 다를까
IRP 10년 수익률 순위를 정리하면서 한 가지가 계속 걸렸습니다. 1년 순위와 10년 순위의 상관은 0.51로 낮은데, 5년과 10년은 0.75로 꽤 높게 나옵니다. 기간을 길게 볼수록 순위가 안정된다는 뜻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비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공시되는 5년 수익률과 10년 수익률은 같은 기간을 절반 공유합니다. 겹치는 구간을 걷어내고 다시 재면 결론이 뒤집힙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2026년 1분기 공시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1·3·5·7·10년 수익률이 모두 공시된 38개 사업자의 개인형 IRP 실적배당형 기준입니다. 일부 기간이 비어 있는 4곳은 기간별 모집단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제외했습니다.
요약
- 겹치는 구간을 그대로 두면 5년 순위와 10년 순위의 상관은 0.75 입니다.
- 겹치지 않게 이전 5년(6~10년 전) 과 최근 5년 으로 잘라 다시 재면 0.25 로 떨어집니다.
- 95% 신뢰구간은 -0.08 ~ 0.53 로 0을 포함합니다. 통계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 이전 5년 상위 10곳 중 최근 5년에도 상위 10에 남은 곳은 4곳 입니다.
- 이전 5년 상위 10곳의 최근 5년 평균은 6.00%, 하위 10곳은 5.37%로 차이가 0.63%p 에 불과했습니다.
겹치는 구간을 그대로 두면
먼저 공시값을 그대로 써서 기간별 순위 상관을 구했습니다. 10년 순위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기간이 10년에 가까울수록 상관이 높아집니다. 전체 조합은 아래와 같습니다.
| 1년 | 3년 | 5년 | 7년 | 10년 | |
|---|---|---|---|---|---|
| 1년 | 1 | 0.78 | 0.63 | 0.59 | 0.51 |
| 3년 | 0.78 | 1 | 0.81 | 0.70 | 0.64 |
| 5년 | 0.63 | 0.81 | 1 | 0.75 | 0.75 |
| 7년 | 0.59 | 0.70 | 0.75 | 1 | 0.92 |
| 10년 | 0.51 | 0.64 | 0.75 | 0.92 | 1 |
7년과 10년이 0.92로 거의 같은 순위입니다. 얼핏 “3년 이상만 보면 순위가 안정적”이라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왜 이 숫자를 믿으면 안 되는가
공시되는 수익률은 모두 같은 시점에서 거꾸로 센 연평균입니다. 2026년 1분기 기준이라면 5년 수익률은 최근 5년, 10년 수익률은 최근 10년입니다. 10년 수익률 안에는 5년 수익률 구간이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7년과 10년의 상관이 0.92로 높은 것도 당연합니다. 두 값은 기간의 70%를 공유합니다. 같은 데이터를 두 번 세고 “일관성이 높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제대로 확인하려면 겹치지 않는 두 구간이 필요합니다. 10년 연평균과 5년 연평균이 있으면 이전 5년만 떼어낼 수 있습니다.
(1 + 10년 연평균)^10 = (1 + 최근 5년 연평균)^5 x (1 + 이전 5년 연평균)^5
이 식으로 각 사업자의 6~10년 전 5년 구간 연평균 수익률을 역산했습니다. 공시값이 소수 둘째 자리 반올림이라 역산에 오차가 붙지만, 최대 0.02%p 수준이라 순위를 바꾸지 않습니다.
겹치지 않게 다시 재면
가로축이 이전 5년 순위, 세로축이 최근 5년 순위입니다. 두 축 모두 왼쪽·위로 갈수록 상위입니다. 성과가 이어진다면 점들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이어지는 대각선에 모여야 합니다.
대각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순위 상관은 0.25 입니다. 0.75에서 0.25로 떨어졌습니다. 앞의 높은 상관은 대부분 구간이 겹쳐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표본이 38곳뿐이라 상관계수 자체에도 오차가 큽니다. 95% 신뢰구간은 -0.08 ~ 0.53 입니다. 0을 포함합니다. “이전 5년 성과가 최근 5년 성과를 예측한다”는 가설은 이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습니다. 순위가 아니라 수익률 값으로 재도 상관은 0.32입니다.
참고로 겹친 상태의 0.75는 신뢰구간이 0.57 ~ 0.86로 0에서 확실히 떨어져 있습니다. 겹침을 제거했을 때만 관계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자르는 위치를 바꿔도 같은 결과입니다
5년+5년으로 나눈 데에 특별한 근거는 없습니다. 자르는 위치를 바꿔가며 같은 계산을 반복했습니다.
| 자르는 위치 | 겹친 상태 상관 | 겹침 제거 후 상관 | 95% 신뢰구간 |
|---|---|---|---|
| 최근 3년 vs 이전 7년 | 0.64 (3년 vs 10년) | 0.15 | -0.18 ~ 0.45 |
| 최근 5년 vs 이전 5년 | 0.75 (5년 vs 10년) | 0.25 | -0.08 ~ 0.53 |
| 최근 7년 vs 이전 3년 | 0.92 (7년 vs 10년) | 0.11 | -0.22 ~ 0.42 |
어느 쪽으로 잘라도 겹침을 제거한 상관은 0.11 ~ 0.25 구간에 머물고, 세 경우 모두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합니다. 반면 겹친 상태의 상관은 0.64 ~ 0.92입니다. 높은 상관은 성과의 지속성이 아니라 구간 중복에서 나왔습니다.
상위권은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이전 5년 상위 10곳이 최근 5년에 어디에 있는지 봤습니다.
| 이전 5년 순위 | 사업자 | 이전 5년 | 최근 5년 | 최근 5년 순위 | 유지 |
|---|---|---|---|---|---|
| 1위 | 대신증권 | 5.64% | 5.92% | 15위 | - |
| 2위 | 아이엠증권 | 5.19% | 5.25% | 30위 | - |
| 3위 | BNK부산은행 | 5.03% | 6.31% | 8위 | O |
| 4위 | 동양생명 | 4.61% | 7.17% | 2위 | O |
| 5위 | 광주은행 | 4.44% | 5.89% | 16위 | - |
| 6위 | 교보생명 | 4.30% | 6.17% | 9위 | O |
| 7위 | 한화생명 | 4.19% | 5.21% | 31위 | - |
| 8위 | 현대해상 | 4.18% | 6.92% | 4위 | O |
| 9위 | 신한은행 | 4.15% | 5.41% | 26위 | - |
| 10위 | 미래에셋증권 | 4.10% | 5.79% | 17위 | - |
10곳 중 4곳만 남았습니다. 대신증권은 1위에서 15위로, 아이엠증권은 2위에서 30위로 밀렸습니다.
집단으로 묶어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5년 상위 10곳의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6.00%, 하위 10곳은 5.37%입니다. 차이는 0.63%p입니다. 5년 전에 상위권이었다는 사실이 그다음 5년에 남긴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순위가 크게 뒤집힌 곳
| 사업자 | 이전 5년 | 순위 | 최근 5년 | 순위 | 변동 |
|---|---|---|---|---|---|
| 신한투자증권 | 3.45% | 27위 | 6.92% | 3위 | ▲24 |
| 푸본현대생명 | 2.26% | 36위 | 5.97% | 14위 | ▲22 |
| KB증권 | 3.08% | 31위 | 6.12% | 11위 | ▲20 |
| 아이엠증권 | 5.19% | 2위 | 5.25% | 30위 | ▼28 |
| 한화생명 | 4.19% | 7위 | 5.21% | 31위 | ▼24 |
| 삼성화재 | 4.03% | 13위 | 4.77% | 35위 | ▼22 |
38곳의 순위 변동 폭 중앙값은 11계단이고, 11곳이 15계단 이상 움직였습니다.
전체 38곳
| 사업자 | 권역 | 10년 | 이전 5년 | 최근 5년 | 이전 순위 | 최근 순위 | 변동 |
|---|---|---|---|---|---|---|---|
| 동양생명 | 생명보험 | 5.88% | 4.61% | 7.17% | 4위 | 2위 | ▲2 |
| 대신증권 | 증권 | 5.78% | 5.64% | 5.92% | 1위 | 15위 | ▼14 |
| BNK부산은행 | 은행 | 5.67% | 5.03% | 6.31% | 3위 | 8위 | ▼5 |
| IBK연금보험 | 생명보험 | 5.63% | 3.89% | 7.40% | 17위 | 1위 | ▲16 |
| 현대해상 | 손해보험 | 5.54% | 4.18% | 6.92% | 8위 | 4위 | ▲4 |
| DB손보 | 손해보험 | 5.24% | 3.89% | 6.61% | 18위 | 5위 | ▲13 |
| 교보생명 | 생명보험 | 5.23% | 4.30% | 6.17% | 6위 | 9위 | ▼3 |
| 아이엠증권 | 증권 | 5.22% | 5.19% | 5.25% | 2위 | 30위 | ▼28 |
| 유안타증권 | 증권 | 5.22% | 4.05% | 6.40% | 11위 | 6위 | ▲5 |
| 신한투자증권 | 증권 | 5.17% | 3.45% | 6.92% | 27위 | 3위 | ▲24 |
| 광주은행 | 은행 | 5.16% | 4.44% | 5.89% | 5위 | 16위 | ▼11 |
| NH투자증권 | 증권 | 4.99% | 3.66% | 6.34% | 22위 | 7위 | ▲15 |
| 산업은행 | 은행 | 4.95% | 3.92% | 5.99% | 14위 | 13위 | ▲1 |
| 미래에셋증권 | 증권 | 4.94% | 4.10% | 5.79% | 10위 | 17위 | ▼7 |
| 흥국생명 | 생명보험 | 4.78% | 3.47% | 6.11% | 26위 | 12위 | ▲14 |
| 신한은행 | 은행 | 4.78% | 4.15% | 5.41% | 9위 | 26위 | ▼17 |
| IBK기업은행 | 은행 | 4.76% | 4.04% | 5.48% | 12위 | 24위 | ▼12 |
| KB손보 | 손해보험 | 4.71% | 3.80% | 5.63% | 20위 | 19위 | ▲1 |
| 한화생명 | 생명보험 | 4.70% | 4.19% | 5.21% | 7위 | 31위 | ▼24 |
| BNK경남은행 | 은행 | 4.70% | 3.84% | 5.57% | 19위 | 20위 | ▼1 |
| NH농협은행 | 은행 | 4.64% | 3.13% | 6.17% | 30위 | 10위 | ▲20 |
| KB국민은행 | 은행 | 4.63% | 3.49% | 5.78% | 24위 | 18위 | ▲6 |
| iM뱅크 | 은행 | 4.63% | 3.71% | 5.56% | 21위 | 22위 | ▼1 |
| 삼성생명 | 생명보험 | 4.60% | 3.91% | 5.29% | 15위 | 29위 | ▼14 |
| KB증권 | 증권 | 4.59% | 3.08% | 6.12% | 31위 | 11위 | ▲20 |
| 삼성화재 | 손해보험 | 4.40% | 4.03% | 4.77% | 13위 | 35위 | ▼22 |
| 우리은행 | 은행 | 4.30% | 3.06% | 5.55% | 32위 | 23위 | ▲9 |
| 신영증권 | 증권 | 4.23% | 3.48% | 4.99% | 25위 | 33위 | ▼8 |
| 한국투자증권 | 증권 | 4.21% | 3.33% | 5.10% | 29위 | 32위 | ▼3 |
| 롯데손보 | 손해보험 | 4.21% | 3.49% | 4.94% | 23위 | 34위 | ▼11 |
| 푸본현대생명 | 생명보험 | 4.10% | 2.26% | 5.97% | 36위 | 14위 | ▲22 |
| 미래에셋생명 | 생명보험 | 4.09% | 3.89% | 4.29% | 16위 | 36위 | ▼20 |
| 하나은행 | 은행 | 4.08% | 2.87% | 5.30% | 33위 | 28위 | ▲5 |
| 하나증권 | 증권 | 4.07% | 2.69% | 5.47% | 34위 | 25위 | ▲9 |
| 현대차증권 | 증권 | 3.95% | 2.36% | 5.56% | 35위 | 21위 | ▲14 |
| 삼성증권 | 증권 | 3.64% | 2.01% | 5.30% | 38위 | 27위 | ▲11 |
| 신한라이프 | 생명보험 | 3.37% | 3.40% | 3.34% | 28위 | 37위 | ▼9 |
| DB생명 | 생명보험 | 2.60% | 2.05% | 3.15% | 37위 | 38위 | ▼1 |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과거 수익률 순위로 사업자를 고르는 일은 근거가 약합니다. 남는 것은 미리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수수료와 총비용부담률은 과거 성과와 달리 가입 시점에 확정적으로 알 수 있고, 사업자 간 차이도 큽니다. 이 부분은 IRP 수수료가 비싼 곳이 수익률도 높을까와 적립금 규모별 IRP 수수료 비교에서 다뤘습니다.
읽을 때 주의할 점
표본이 38곳입니다. 상관계수의 신뢰구간이 넓은 이유입니다. 이 글은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다”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이어진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문장은 다릅니다.
이전 5년 수익률은 역산값입니다. 통합연금포털이 직접 공시하는 값이 아니라 10년과 5년 연평균에서 계산해 낸 값입니다. 계산식은 위에 적었습니다.
사업자 단위 평균입니다. 실제 수익률은 가입자가 어떤 상품을 담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수치는 해당 사업자를 통해 운용된 실적배당형 자산 전체의 평균입니다.
구간을 자르는 위치는 임의입니다. 5년+5년으로 나눈 것에 특별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래서 3년+7년, 7년+3년으로도 같은 계산을 해봤습니다. 결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아래 표).